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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령에 따랐을 뿐? 착한 사람도 악을 저지를 수 있을까

by d^*$ 2025. 1. 20.

"명령에 따랐을 뿐입니다." 역사 속 악행을 저지른 이들이 가장 흔하게 내세우는 변명이다. 과연 우리는 이 말을 얼마나 믿어야 할까? 혹시 우리 안에도 악을 저지를 수 있는 잠재력이 숨어 있는 건 아닐까?

 

악의 평범성, 과학적으로 증명되다

신간 '명령에 따랐을 뿐!?'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흥미로운 해답을 제시한다. 저자는 뇌과학적 관점에서 명령에 복종하는 인간의 심리를 파헤치며, 우리가 왜 그렇게 쉽게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고 악행에 가담하게 되는지 설명한다.

 

밀그램 실험: 착한 사람들의 악마적 행동

1960년대, 스탠리 밀그램이 진행한 유명한 실험을 기억하는가? 실험 참가자들은 '교사' 역할을 맡아, 틀린 답을 할 때마다 학습자에게 전기 충격을 가해야 했다. 놀랍게도,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학습자의 고통스러운 비명에도 불구하고 실험자의 지시에 따라 최고 강도의 전기 충격을 가했다.

이 실험은 우리에게 충격적인 사실을 보여준다. 평범한 사람들도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악행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저자는 이를 '주체의식의 약화'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즉, 명령을 받는 상황에서는 개인의 판단과 양심이 마비되고, 단지 명령에 따르는 기계적인 존재로 변해버린다는 것이다.

 

뇌는 어떻게 변하는가?

뇌과학 연구 결과, 명령에 복종하는 상황에서는 뇌의 특정 부위 활성화 패턴이 변화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공감과 도덕적 판단을 담당하는 부위의 활성이 감소하고, 반대로 명령 수행과 관련된 부위의 활성이 증가하는 것이다. 마치 뇌의 스위치가 바뀌듯, 우리는 순식간에 냉혹한 실행자가 되어버릴 수 있다.

 

도덕적 이탈, 그리고 그 이후

이러한 현상을 '도덕적 이탈'이라고 한다. 도덕적 이탈은 개인의 양심을 무력화시키고, 타인의 고통에 대한 무감각을 야기한다. 끔찍한 역사적 사건들, 예를 들어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이나 르완다 대학살 등은 모두 도덕적 이탈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이 책에서 단순히 뇌과학적 사실만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우리가 도덕적 이탈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인간으로서의 양심을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결책도 제시한다.

  • 자신의 판단을 믿을 것: 명령에 무조건 복종하기보다는, 항상 자신의 가치관과 양심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해야 한다.
  • 비판적인 시각을 길러라: 주변의 권위에 의문을 제기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사안을 바라보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라: 타인과의 연결감을 유지하고,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결론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는 변명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우리는 모두 악을 저지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그것을 거부하고 선한 선택을 할 수 있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인간의 본성에 대한 깊은 성찰과 함께,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작은 실천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